<이달의보도사진상 - 최우수상>
5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열린 1박 2일 민주노총 철야투쟁에서 시민들이 눈을 맞으며 은박 비닐을 덮은 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정병혁기자/ 뉴시스/ 한국사진기자협회 - 무단전재 재배포금지>
<이달의보도사진상 - 우수상>
18일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고 있는 가운데 한 윤 대통령 지지자가 서부지법 담장을 넘고 있다. 2025.01.18
<박시몬기자/ 한국일보/ 한국사진기자협회 - 무단전재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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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오후 경기 과천시 공수처에서 조사를 마치고 서울구치소로 이동하고 있다.
<도준석기자/ 서울신문/ 한국사진기자협회 - 무단전재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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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가 이어진 8일 오후 대구시 달성군 송해공원에 눈이 내리자 수상 보름달 위에 앉은 가마우지가 하늘에서 내리는 눈을 바라보고 있다.
<공정식기자/뉴스1/ 한국사진기자협회 - 무단전재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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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의 첫날인 1일(현지시각) 새벽 아이슬란드 서부 스나이펠스네스 반도 그룬다르표르두르(Grundarfjorður) 하늘에 형형색색 오로라가 커튼처럼 물결치며 밤하늘을 밝히고 있다. 이날 아이슬란드를 비롯한 북반구 지역은 오로라 활동 지수(KP)가 '강함'을 뜻하는 5를 보이며 곳곳에서 오로라가 관측됐다.
<박형기기자/ 동아일보/ 한국사진기자협회 - 무단전재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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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날인 1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들이 서로 감싸 안고 일출을 보고 있다. 2025.1.1
<김민지기자/ 뉴스1/ 한국사진기자협회 - 무단전재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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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강원도 원주시 판대 아이스파크에서 등반객이 빙벽을 오르고 있다. 이날 강원 설악산의 아침 기온이 영하 25도까지 떨어지는 등 올겨울 들어 가장 추웠다. 기상청은 “이번 한파는 10일 아침 절정에 다다른 뒤 11일 낮부터 점차 풀릴 것”이라고 예보했다.
<장련성기자/ 조선영상비전/ 한국사진기자협회 - 무단전재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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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국가무형문화재 제2호인 양주 별산대놀이는 춤과 무언극이 어우러진 민중놀이로, 250여 년 전부터 양주에 정착해 전승됐다. 전체 8과장으로 이루어진 별산대놀이는 총 6시간이 넘는 공연 시간을 자랑하며, 22개의 탈이 등장하고 32개의 배역이 존재한다.
현재 별산대놀이의 명맥을 잇고 있는 이수자는 26명에 불과한데, 막내인 윤동준 씨(27)는 32개 배역 중 ‘옴중’과 ‘말뚝이’를 선택해 이수자 시험을 통과했다.
14살에 별산대놀이의 매력에 빠진 동준 씨는 17살에 전수자 과정을 거쳤으며, 20살에 이수자가 됐다. 현재 양주 별산대놀이를 배우고 있는 사람은 연구생 3명을 포함해 총 6명뿐이며, 전수자는 없는 상황이다.
시간이 갈수록 우리 전통을 함께 지키는 청년들이 줄어드는 것이 걱정된다는 동준 씨는 32개 배역 모두를 숙달해 전승 교육사가 되고, 나아가 보유자가 되기를 꿈꾼다.
양주 별산대놀이의 막내 이수자인 윤동준 씨(27)가 놀이에 등장하는 탈들 가운데서 자신의 전공인 ‘옴중’탈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윤원규기자/ 경기일보/ 한국사진기자협회 - 무단전재 재배포금지>
<이달의보도사진상 - 최우수상>
“하늘이 제게 너무 좋은 부모님을 주셨어요. 받을 때는 크나큰 축복이었는데, 이렇게 별안간 떠나가시니 그게 감당 못 할 큰 벌이 됐습니다.”
지난 5일 광주 국빈장례문화원에서 마주한 상주 김유진(46)씨는 오른쪽 팔에 링거를 꽂은 채 흐느꼈다. 그는 지난달 29일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에서 부모님과 남동생을 잃었다. 친정 식구가 모두 한날한시 떠나간 자리에 홀로 남겨진 김씨는 “우리의 아픔이 기록되어 다른 누군가에게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며 취재에 응했다. 장례 마지막 밤부터 닷새 동안 이들 유족의 모습을 렌즈에 담았다.
“만약에 그때 그곳에서 새들이 날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까? 만약에 그 자리에 콘크리트 둔덕이 없었더라면 어땠을까? 만약에 다른 공항에서 다른 비행기를 탔더라면 어땠을까? 만약에 여행을 가지 못하도록 내가 뜯어말렸더라면 어땠을까?” 그날 이후 김씨가 수없이 되뇌는 ‘만약에’의 끝엔 결론적인 슬픔이 기다리고 있다.
짧은 유언조차 남길 수 없는 참변이었다. 기적처럼 부친의 스마트폰이 잿더미 속에서 멀쩡한 상태로 발견됐다. 복구된 사진첩을 열었을 때, 가장 먼저 김씨가 마주한 이미지는 그날 아침 아빠가 비행기 창가에서 바라본 찬란한 일출이었다. 떠오르는 태양을 담은 그 사진은 아빠가 남긴 마지막 언어였다. 김씨는 마치 아빠가 ‘우리 없다고 너무 상심하지 말고, 새 희망을 품고 저기 떠오르는 해처럼 다시 힘차게 살아라’고 말하는 것 같다고 느꼈다. 사진 상세정보를 열어보니, 촬영 시간은 29일 오전 7시 26분. 도착 시간에 가까워질 무렵 구름 위로 뜬 해를 바라본 것이다.
사진첩을 순차적으로 살피며 가족의 시간을 그리고 아빠의 시선을 돌아봤다. 면세점에서 손녀들 선물을 사고, 진귀한 풍경도 감상하고, 우스꽝스러운 조형물 앞에서 웃음 짓고, 이국적인 음식을 맛보며 감탄하는 등 앨범은 엄마와 동생의 행복한 모습들로 가득했다. 다정한 시선이었다. 방콕 사원 불상 앞에서 세 사람이 함께 웃고 있는 사진은 그들의 영정 사진이 됐다. 사진 속 하늘은 유난히 파랬고 볕은 따사로웠다.
“시신을 검안한다는 게 무엇인지 사람들은 상상하지 못할 거예요.” 김씨는 처참하게 찢어지고 불에 탄 가족을 마주하는 일, 그럼에도 시신이 찾아지길 간절히 기다리는 일에 대해 떨리는 목소리로 설명을 이어갔다. 워낙에 큰 폭발이었기에, 사고와 동시에 모든 게 산산이 부서지고 흩어졌다. 온전한 시신이 거의 없었다. 김씨는 ‘창자가 끊어지는 듯한 고통’ 속에서 네다섯 시간씩 버스 안에서 가족의 이름이 호명되길 기다렸다. 세상을 떠난 이름들이 무작위로 불릴 때마다 심장이 내려앉는 듯했다. 아빠와 엄마, 동생의 시신을 확인하며 이 과정을 세 번 경험했다.
1월 1일 오후 3시, 동생이 먼저 돌아왔다. 많이 탄화하긴 했지만 비교적 덜 해체된 상태였다. 그 이튿날 엄마가 돌아왔다. 시신마다 고유번호가 부여됐다. 179개 숫자 중 동생은 43, 엄마는 115 그리고 아빠는 178. 그런데 아빠 번호는 오래도록 불리지 않았다. ‘확인이 안되고 있다’는 말을 듣고서 짐작했다. ‘우리 아빠가 많이 다치셨나보다’ ‘어쩌면 아빠를 영영 찾지 못할 수도 있겠다.’
김씨는 처음 사고 소식을 듣고 공항으로 향하는 차 안에서 ‘우리 가족을 살려달라’고 기도했다. 하루이틀 지난 뒤엔 '시신이 온전히 수습되도록 도와달라'고 기도했다. 그리고 이후 더욱 초조한 시간이 찾아왔을 때 ‘정말 단 한 점이라도 아빠를 찾을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그렇게 기도의 크기는 점점 작아졌다.
1월 3일 오후 2시, 다행히 아빠를 찾았다. 신원을 확인하러 간 곳에서 면포 위로 살며시 아빠 얼굴을 만지고 가만히 안았다. 평소 예뻤던 그 모습만을 기억하고 싶었다. 세 사람은 비행기 좌석 32열 중 29열에 앉아 있었다. 창가엔 동생, 복도엔 엄마 그리고 아빠는 가운데. 떨어져 나간 채 발견된 아빠의 팔은 구부러져 있었다. 김씨는 아빠가 그 팔로 동생과 엄마를 많이 안아주셨던 게 아닐까 하고 상상했다. 충분히 몸을 던져 가족을 지키려 했을 그였다. ‘그래서 아빠가 많이 다쳤구나, 아빠는 마지막까지 우리를 지켜주는 슈퍼맨이었구나.’
김씨는 제주항공 임원들이 빈소에 찾아왔을 때 사실 화라도 내고 싶었다. 아무것도 밝혀진 게 없지만 누구라도 원망하고 싶은 마음이 일었다. ‘네 원수를 사랑하라, 누군가가 오른 뺨을 치거든 왼 뺨도 내어주라.’ 엄마가 말버릇처럼 건네던 성경 구절을 떠올리며 주먹을 질끈 쥐고 꾹 참았다. 또한 더더욱 화를 낼 수 없었던 건, 줄곧 함께 호흡했던 제주항공 유족 전담 직원들에게서 느낀 진심과 그들에 대한 고마움 때문이었다. 그들이 실직자가 되는 일이 없도록, 제주항공이 무너지면 안 되겠다는 마음이 들 정도로 따뜻한 위로를 받았다.
김덕원(아버지), 정선숙(어머니), 김강헌(동생)씨는 지난 6일 전남 나주시 남평읍의 공원묘지에 나란히 안치됐다. 장례를 마친 김씨는 집으로 향하며 “되돌아온 일상에서 불쑥불쑥 튀어나올 그들의 빈자리를 마주하는 게 막막하고 두렵지만, 따뜻한 위로와 포옹을 건네오는 수많은 사람들을 보면서 ‘그래도 살아야겠다’는 마음을 다지게 된다”고 말했다.
<하상윤기자/ 한국일보/ 한국사진기자협회 - 무단전재 재배포금지>
<이달의보도사진상 - 우수상>
"한명 한명의 구성원이 만들어낸 외상센터"
의정갈등이 길어지고 있는 가운데 의료진들의 헌신이 돋보이는 곳이 있다. 이곳은 경기도 수원시에 위치한 아주대학교병원 권역외상센터.
권역외상센터는 중증외상환자가 병원에 도착하는 즉시 소생 및 처치, 응급수술이 가능한 시설·장비·인력을 갖춘 치료센터를 말한다. 전국에 17개 권역외상센터가 지정돼 불철주야 국민 곁을 지키고 있다.
지난 11일 오전 아주대학교병원에서 출발한 닥터헬기는 교통사고로 복강내 출혈 의심 환자를 인계받기 위해 경기도 안산으로 향했다. 출근시간대를 고려하면 구급차량을 이용하더라도 40분 정도 소요될 거리를 닥터헬기로 이동하니 7분 정도 소요 됐다. 환자를 인계받은 후 다시 출발한 닥터헬기 안에서 허요 응급의학과 교수와 외상외과 진료지원(PA) 간호사가 병원에 도착하기 전 환자를 안정시키기 위한 처치를 진행했다.
이날 오전에만 닥터헬기 이송 건수는 세차례나 됐다. 2023년(1~9월) 아주대병원 외상센터 의료진이 탑승한 닥터헬기 출동건수는 375건이지만 2024년(1~9월)에는 433건으로 급증했다. 스러져가는 생명을 지키기 위한 의료진들의 모습이 보인다.
"소생실에서 의료진들이 만들어내는 기적"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는 지난 2013년 보건복지부로부터 설치지원 사업 대상기관으로 선정, 2016년 국내 최초로 민·관이 협력해 권역외상센터를 완공했다. 센터는 외상소생실 2개 실, 외상전용 수수실 3개 실, 외상집중치료실 40병상, 외상병동 60병상 등으로 구성됐다.
닥터헬기로 이송되거나 구급차량으로 이송된 환자들은 모두 외상소생실로 향한다. 이곳에서 중증 외상을 담당하는 교수와 간호사 등 의료진들이 각자의 역할을 해낸다. 의정갈등 속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묵묵히 환자 곁을 지키는 의료진의 모습이 전해진다.
소생실에서 환자의 처치를 마치면 곧바로 재정비에 나선다. 언제 환자가 다시 소생실을 찾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렇게 오늘도, 내일도, 앞으로도 이들은 환자 곁을 지킬 것이다.
<이재명기자/ 뉴스1/ 한국사진기자협회 - 무단전재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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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탄핵심판 6차 변론기일에 출석, 눈을 질끈 감고 있다.
<윤성호기자/ 문화일보/ 한국사진기자협회 - 무단전재 재배포금지>
<이달의보도사진상 - 우수상>
13일 오후 해경구조대원이 서귀포 해상에서 전복된 갈치잡이배 2066재성호 실종자 수색을 위해 망망대해에 뛰어들고 있다.
<박지호기자/연합뉴스/ 한국사진기자협회 - 무단전재 재배포금지>
<이달의보도사진상 - 우수상>
안성시 서운면 산평리 서울세종고속도로 교량 붕괴 사고 현장에 무너져 내린 거대한 콘크리트 더미와 철근 등 공사 자재들이 사방에 널브러져 있다. 사고는 교량 상부 구조물이 갑자기 내려앉으며 발생했고, 작업 중이던 인부 10명이 순식간에 수십 미터 아래로 추락했다. 이 사고로 4명이 숨지고 6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윤원규기자/ 경기일보/ 한국사진기자협회 - 무단전재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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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산청군 인근 한 하천에서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이자 천연기념물인 수리부엉이 새끼 3마리가 어미 부엉이를 기다리고 있다.
<차용현기자/뉴시스/ 한국사진기자협회 - 무단전재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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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제주시 애월읍 중산간의 한 계곡에서 산란철을 맞은 제주도롱뇽이 알주머니 사이를 누비고 있다.
<박지호기자/ 연합뉴스/ 한국사진기자협회 - 무단전재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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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지역에 대설주의보가 발효된 6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화성행궁에서 한 시민이 아이들을 오토바이에 태우고 이동하고 있다.
<김종택기자/ 뉴시스/ 한국사진기자협회 - 무단전재 재배포금지>
<이달의보도사진상 - 우수상>
누리평생교육원 졸업생 김홍자씨가 12일 서초구 시교육청 교육원수원에서 열린 ‘2024 초등·중학 과정 학력인정 문해교육 졸업식’에 참석하고 있다. 누리평생교육원은 장애를 가진 학생들에게 평생교육을 제공한다.
<최현규기자/ 국민일보/ 한국사진기자협회 - 무단전재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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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에서 열린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 쇼트트랙 남자 1000m 결승 경기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장성우가 포효하고 있다. 2025.02.09.
<김선웅기자/ 뉴시스/ 한국사진기자협회 - 무단전재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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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중국 하얼빈 핑팡 컬링 아레나에서 열린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여자 컬링 결승전 한국과 중국의 경기에서 스킵 김은지가 투구하고 있다.
이날 스킵 김은지, 서드 김민지, 세컨드 김수지, 리드 설예은, 핍스 설예지가 나선 여자 컬링 대표팀 경기도청은 개최국 중국과의 결승전에서 7-2로 완승을 거두며 18년 만에 아시아 정상을 탈환했다. 2025.2.14
<서대연기자/연합뉴스/ 한국사진기자협회 - 무단전재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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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 프린스' 차준환(24·고려대)이 22일 서울 양천구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5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사대륙 피겨스케이팅 선수권대회에서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 연기를 펼치고 있다. 차준환은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획득한뒤 일주일 만에 사대륙에서도 메달을 목에 걸었다. 사진은 차준환의 빙판 위 연기를 연속 동작으로 촬영해 합성했다.
<정다빈기자/ 한국일보/ 한국사진기자협회 - 무단전재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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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이 낯선 데로 가면 그것만큼 불쌍한 게 없어요."
화성시 남양읍의 한 비닐하우스에서 만난 60대 A씨는 족히 50마리는 넘어 보이는 반려견에 둘러싸인 채 이렇게 말했다. A씨가 반려견 수십마리와 함께 사는 이곳은 한눈에 보기에도 위생상태가 좋지 않아 보였다. 물과 사료, 연탄 등 각지에서 보내온 택배 물품은 정돈되지 않은 채 널려있었고, A씨를 따라다니는 반려견들은 비좁은 공간에 뒤섞일 때면 서로 물어 '낑낑' 소리를 내기도 했다.
불과 닷새 전 A씨가 생활공간으로 사용하던 비닐하우스 내 샌드위치패널 가건물에서 불이 났다. 이 불로 반려견 7마리가 죽고 A씨도 다쳤다. A씨는 새까맣게 탄 채 무너진 가건물 잔해를 그대로 두고 새로 설치한 텐트 안에 이부자리를 펴 놓고 반려견들과 살고 있었다.
6년 전부터 이곳에 터를 잡았다는 A씨는 "2002년에 수원에서 강아지 2마리와 함께 살기 시작한 게 처음"이라며 "개를 기른다는 걸 알고 일부러 버리고 가는 사람도 있었고, 개장수에게 죽여지기 직전에 안타까워서 구입하기도 하면서 점차 늘었다"고 했다. 이어 그는 보호소로 보내는 게 낫지 않겠느냐는 물음에 "거기는 가면 다 죽이는 곳"이라며 단호히 선을 그었다.
최근 동물 복지를 위해 일정 규모 이상의 동물을 보호하면 지자체에 신고하도록 법이 개정됐지만, A씨처럼 단순히 많은 수의 반려견을 기르는 경우는 관리·감독의 사각지대에 남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동물보호법이 개정되면서 개와 고양이 등의 보호동물을 20마리 이상 키우는 경우 일정 수준의 시설과 운영기준을 맞춰 2026년까지 관할 지자체에 신고해야 한다. 그동안 민간 동물보호소가 열악한 환경에서 지나치게 많은 동물을 방치하는 문제가 제기되자 제도권 내에서 시설을 관리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A씨처럼 유기동물 보호나 입양 등의 목적이 아닌 반려동물을 자신의 사육 능력 이상으로 기르는 애니멀호더는 법망을 빠져나갈 수 있다. 본인이 동물을 돌보기 위해 마련한 공간일 뿐 보호 목적의 시설이 아니기 때문이다. 화성시 관계자는 "불이 난 이후 견주를 설득해 반려견 9마리를 보호센터로 보냈지만, 나머지는 본인이 키울 수 있다고 완강히 거부해 지켜보는 상황"이라며 "이전부터 인근 농가에서 민원도 있던 곳이지만, 관리 대상인 보호소도 아니고 사유지인 데다 반려견도 개인 소유물에 해당해 강제할 권한이 없다"고 설명했다.
신주운 동물권행동카라 정책변화팀장은 "20마리 이상 길러 신고하는 건 사업장에 한정되지만, 동물 복지 목적의 법 개정인 만큼 적용의 여지는 남아있다"면서도 "업자가 아닌 반려인이라고 주장하는 경우엔 동물 미등록으로 과태료를 매길 수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며 동물 수를 줄여나가도록 유도하는 게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임열수기자/ 경인일보/ 한국사진기자협회 - 무단전재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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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포천의 한 청경채 비닐하우스 농장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 자잇(가명·26)은 올겨울 핫팩에 기대 연명하고 있다. 겨울 평균 기온이 20~30도인 캄보디아에 살던 자잇은 지난해 1월 고용노동부 알선으로 한국에 입국했다. 자잇보다 먼저 한국 제조업 공장에서 일하기 시작한 친구들이 날씨에 대해 경고하긴 했지만 체감기온 영하 20도의 한파는 상상보다 더 혹독했다.
올겨울 들어 가장 추웠던 5일, 자잇의 하루는 어김없이 5평 남짓한 컨테이너 가건물 기숙사에서 시작됐다. 전기장판으로 데워진 이불 안과 달리 바닥은 냉골이다. 장판 밑 보일러는 고장 난 지 꽤 됐지만 기숙사를 내준 농장주는 별말이 없다. 화재에 취약한 가건물 컨테이너 건물에 둔 전기난로만 아슬아슬하게 열을 내고 있었다.
자잇이 신혼생활을 포기하고 한국에 오게 된 것은 가족과의 나은 미래를 위해서다. 캄보디아에서의 농업 종사 경험을 살려 한국의 한 청경채 농장에 취직했다. 자잇은 200만 원의 월급 중 기숙사비 20만 원과 생활비를 제외하고 절반 이상의 금액을 매달 가족에게 송금하는 '역기러기 아빠' 생활 중이다.
자잇은 최대한 자금을 많이 모으기 위해 10년간 한국 체류를 마음먹었다. 단순노무분야 취업비자인 E-9 비자는 4년 10개월이지만 연장 시 최대 10년까지 체류가 가능하다. 다만 캄보디아로 돌아갔을 때 중학생이 된 딸과 서먹해지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한국 정부가 허락만 해준다면 한국으로 데려와 같이 살고 싶어요."
자잇처럼 단순 노무 분야 취업비자인 E-9으로 한국에 온 이주노동자들은 2024년 3월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3만 명에 달한다. 이들 대부분은 30대 이하로, 짧게는 약 4~10년의 기간 동안 최대한 돈을 많이 모아 금의환향하고자 하는 코리안드림을 안고 한국에 왔다. '18~39세', '가족 동반 불가'라는 비자 규정에 매여있는 이들은 가족과의 행복한 시간을 유예한 채 젊음을 노동에 바치고 있다.
<최주연기자/ 한국일보/ 한국사진기자협회 - 무단전재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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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올 김용옥 선생은 여태껏 겪어보지 못한 독감에 걸려 있었지만, 말을 할수록 기력은 여전했다. 그는 “아마 우리 국민 다수가 지금 마음의 독감을 앓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기웅기자/ 중앙일보/ 한국사진기자협회 - 무단전재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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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가진 윤석열 대통령 신속 파면 촉구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던진 날계란을 얼굴에 맞고 있다.
<신웅수기자/ 뉴스1/ 한국사진기자협회 - 무단전재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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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의성 산불 이틀째인 23일 오후 어둠이 짙게 깔린 의성읍 업리 동사곡저수지 뒤편 야산에 산불이 입을 벌린 거대한 괴물처럼 번지고 있다.
<공정식기자/ 뉴스1/ 한국사진기자협회 - 무단전재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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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저녁 서울 강동구 명일동 대명초교 사거리 인근에서 대형 땅꺼짐 사고가 발생해 도로 한가운데가 크게 파손돼 있다.
<김영원기자/ 한겨레신문/ 한국사진기자협회 - 무단전재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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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의 구속취소 청구 인용으로 석방된 윤석열 대통령이 8일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풀려나 지지자들을 향해 주먹을 불끈 쥐며 인사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지난 1월 26일 구속기소 된 지 41일 만, 1월 15일 체포된 후 52일 만에 자유의 몸이 됐다.
<오대일기자/뉴스1/ 한국사진기자협회 - 무단전재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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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화한 날씨를 보인 7일 제주시 한경면 고산리 앞바다에서 남방큰돌고래 무리가 헤엄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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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교차가 컸던 13일 서울 여의도 상공에서 바라본 도심이 안개로 가득 차 있다. 특히 전날부터 몽골 동쪽 황사 발원지에서 날아온 황사까지 더해져 대기질 농도가 악화될 전망이다.
<최현규기자/ 국민일보/ 한국사진기자협회 - 무단전재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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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1차전 흥국생명과 정관장의 경기, 흥국생명 김연경이 블로킹을 성공한 후 환호하고 있다.
<허상욱기자/ 스포츠조선/ 한국사진기자협회 - 무단전재 재배포금지>
<이달의보도사진상 - 최우수상>
손성주(77) 씨가 23일 경남 산청군 중태마을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비료 포대를 뒤로 허탈한 표정을 짓고 있다. 손 씨는 간밤에 주택 인근으로 번진 불을 끄다가 얼굴에 화상을 입었다.
<윤웅기자/ 국민일보/ 한국사진기자협회 - 무단전재 재배포금지>
<이달의보도사진상 - 우수상>
31일 경북 청송군 파천면의 야산에서 한 시민이 산불로 새까맣게 그을린 부친 묘에 절을 하고 있다.
<김영진기자/ 매일신문/ 한국사진기자협회 - 무단전재 재배포금지>
<이달의보도사진상 - 최우수상>
연극 '젤리피쉬'의 주역인 백지윤(오른쪽), 정수영을 1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충무로 모두예술극장에서 만났다.
딸 '켈리'역을 맡은 백지윤 배우는 "언니(정수영) 나오는 장면에선 '우와, 영화 같다, 짝짝짝' 그러면서 감탄해요. 진짜 멋있어요"라고 말했다. 엄마 '아그네스'역 정수영 배우는 "지윤이는 세상에서 가장 용기 있는 배우"라며 웃었다.
연극 '젤리피쉬'는 다운증후군 여성의 사랑, 연애, 출산 등에 관한 연극이다. 실제로 백지윤 배우는 다운증후군을 갖고 있다.
<박성원기자/ 조선영상비전/ 한국사진기자협회 - 무단전재 재배포금지>
<이달의보도사진상 - 우수상>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 타는 요리사로 유명한 신계숙 교수를 서울 종로구 대학로 계향각에서 만났다. 신교수는 '할리'를 탈때 즐거운 모습과 다르게 주방에서는 눈빛마저 날카로워졌다. 신 교수는 "요리는 내가 즐거워서 하는 일이기에 매 순간 진심과, 최선을 다한다. 이것이 내가 살아온 방식이다.”며 말했다. 신교수의 요리와 인생철학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계향각, 그곳에서 ‘삶은 끊임없는 도전과 배움의 연속’이라는 그녀의 말속에서 신 교수의 또 다른 도전을 기대하게 된다.
<최영재기자/ 중앙일보/ 한국사진기자협회 - 무단전재 재배포금지>
<이달의보도사진상 - 우수상>
2025년 3월 22일, 경북 의성군 안평면의 야산에서 피어난 불씨 하나가 경북 북동부 전역을 집어삼켰다.
건조한 날씨와 강풍이 맞물리며 불길은 시속 8km로 번졌고, 청송, 영양, 안동, 영덕까지 산과 들, 마을과 논, 삶터와 문화재를 가차 없이 덮쳤다.
밤이면 불꽃이 산등성이를 따라 이어지며 도시 불빛과 뒤섞였고, 낮이 되어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헬기는 연일 진화에 투입됐고, 소방차는 마을마다 배치됐지만, 불길은 결국 많은 마을을 삼켰다.
도로변 차량은 불에 타올랐고, 사람들은 남은 짐을 챙겨 대피소로 향했다.
산불은 이윽고 천 년의 시간도 삼켰다.
신라의 고승 의상대사가 창건하고, 최치원이 자신의 자(字)를 따 이름 붙였다는 고운사.
연수전과 가운루 등 주요 전각이 전소되며, 역사적 원형과 상징성마저 함께 사라졌다.
연기 자욱한 폐허 속, 돌계단 아래 남겨진 잿더미만이 무너진 시간을 말없이 증언하고 있었다.
의성, 영양, 안동 곳곳의 임시 대피소에는 무너진 일상이 조용히 내려앉았다.
지친 아이를 안은 가족,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는 어르신, 그리고 대피소에 들어가지 못한 채 트럭 짐칸에 남겨진 덩치 큰 반려견까지.
삶터를 잃은 이들에게는 사람도, 동물도 모두 불완전한 피난 중이었다.
불길이 지나간 뒤에도, 그들의 삶은 여전히 그날에 머물러 있었다.
산림청, 소방당국, 군부대, 임차 헬기까지 총동원된 진화 작업이 이어졌고,
소방대원들은 산불이 마을로 번지지 않도록 방어선을 지키며 밤낮없이 현장에 투입됐다.
이재민들은 대피소에서 들려오는 불길의 소식을 묵묵히 견뎠다.
3월 28일, 경북 전역에 단비가 내렸다.
1mm 남짓한 빗방울이었지만, 마침내 불을 꺾었다.
149시간 만에 주불이 진화됐다.
그날 저녁,
산불이 지나간 영덕 해안의 풍력단지 너머로 석양이 천천히 스며들었다.
연무에 가려 보이지 않던 하늘 아래, 잿빛 풍경이 조용히 드러났다.
산림 4만 8천 헥타르, 주택 4천여 채, 문화재 30건, 스물일곱 명의 생명.
그러나 진정으로 잃은 것은 숫자로 환산할 수 없는 시간과 공간, 그리고 사람들의 봄이었다.
사진 설명은 화면 상단부터 첫 번째 사진은 단독으로, 이어지는 두 번째와 세 번째 줄은 각각 좌측과 우측 순으로 2매씩 배열되어 있으며, 마지막 줄은 단독 1매로 구성돼 있습니다.
밤새 붉게 타오르는 의성 산불
22일 밤, 의성군 안평면에서 시작된 산불이 강풍을 타고 의성읍 방면으로 번지며 산자락을 따라 붉은 화염이 확산되고 있다.
산불 번진 마을길, 차량도 속수무책
산불 발생 나흘째인 25일, 경북 의성군 안사면 안사리 일대에서 화재로 차량이 전소되고 있다. 산불은 강풍을 타고 인근 주택과 도로변까지 번지며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의성 고운사 화마에 소실…문화재 대거 피해
경북 북부 지역에서 대형 산불이 닷새째 이어진 26일, 경북 의성군의 천년 고찰 고운사의 주요 건물이 화재로 소실돼 소방관들이 잔불을 정리하고 있다. 전날 오후 4시 50분께 시작된 화재로 보물인 연수전과 가운루, 연지암, 극락전 등이 불탔다.
끝나지 않은 불… 대피소에서 고개 떨군 주민
26일, 경북 영양군민회관으로 대피한 한 주민이 산불 피해로 지친 듯 고개를 떨구고 있다. 경북 북부 지역에서 닷새째 이어진 대형 산불은 여전히 진화 중이며, 주민들은 체육관과 회관 등 임시 대피소에서 밤을 보내고 있다.
강풍을 타고 번지는 산불
22일 경북 의성군 안평면 괴산리에서 발생한 산불이 강풍을 타고 신월리 일대 민가로 확산되자, 소방 당국이 진화 헬기를 투입해 화재 진압에 나서고 있다.
트럭 짐칸에 남겨진 반려견
22일 경북 의성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로 주민들이 의성실내체육관으로 긴급 대피한 가운데, 고령의 어르신과 함께 피신한 반려견 두 마리가 마땅한 수용 공간을 찾지 못해 트럭 짐칸에 머물고 있다. 짐칸에는 보행 보조기와 생필품이 함께 실려 있으며, 반려견들은 낯선 환경과 소란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불안한 눈빛으로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불씨는 꺼졌지만, 일상은 아직 멀다.
29일 안동체육관에 마련된 산불 이재민 임시 대피소에서 한 시민이 지친 아이를 품에 안은 채 이동하고 있다. 경북 북부 산불은 잦아들었지만, 삶터를 잃은 이재민들은 여전히 체육관 텐트에서 밤을 지새우고 있다.
주불 꺾인 날, 영덕 하늘에 드리운 잿빛 낙조
경북 북부 산불의 주불이 진화된 28일 오후 영덕 해맞이공원에서 바라본 산 능선이 산불로 검게 변해 있다. 22일 의성에서 시작된 불길은 26일 영덕까지 번졌고, 28일 내린 2.3mm의 단비의 도움으로 주불이 진화됐다. 산불은 75km를 넘어 이곳까지 확산되며 4만5천여ha의 산림과 주민 삶을 앗아갔다.
<이현덕기자/ 영남일보/ 한국사진기자협회 - 무단전재 재배포금지>
<이달의보도사진상 - 우수상>
한미연합훈련 중이던 공군의 KF-16 전투기가 투하한 폭탄이 민가로 떨어진 초유의 오발 사고가 발생한 6일, 사고 후 8시간이 넘게 지난 현장은 여전히 아수라장이었다.
사고 현장인 경기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의 민가는 폭발이 남긴 흉터로 가득했다. 골목과 마당에는 폭압으로 인해 깨진 유리창과 건물 잔해가 널브러져 있었다. 일부 주택에는 폭탄의 파편이 지나가며 남긴 큰 구멍을 찾아볼 수 있었다. 주민들과 공무원들은 피해복구에 여념이 없었다.
폭심지 인근에서는 군경 관계자들이 분주히 움직이며 합동 감식을 진행 중이었다. 이들은 폴리스 라인을 친 뒤 쑥대밭이 된 현장을 기록하고 감식을 위한 증거를 수집했다.
대피령이 해제되고 마을로 돌아온 주민들은 여전히 충격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모습이었다. 폭압으로 인해 집의 외벽이 무너진 주민은 “곧 있으면 집이 무너질 것 같다”라며 “마을 주택 중 흙으로 된 집이 많은데, 폭발에 속절없이 무너져 내렸다”라고 말했다. 이어 “복구 작업을 한다 해도 이 충격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라며 “당장 오늘 눈을 붙여야 하는데 폭탄이 떨어진 곳에서 제대로 잘 수나 있을지 의문”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박형기기자/ 동아일보/ 한국사진기자협회 - 무단전재 재배포금지>